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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언 / 일상을 상징적으로 표상하다.

김영태

김정언 개인전 ‘반짝반짝 모멘트’ Review


2014.12.2.~12.14

윤당아트홀


일상을 상징적으로 표상하다.



인류의 삶은 18세기 후반부터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농경사회에서 벗어나고 소비 형태는 획일화, 집단화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개개인의 삶은 개별화, 다원화되었다. 또한 산업사회이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와 관계 속에서 삶이 영위되고 있다. 얼핏 보면 개개인이 비슷비슷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느껴 질 수도 있지만 깊숙이 살펴보면 차별화된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은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화, 도시화 과정을 거치고 서양의 문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수용하면서부터 개개인의 삶이 획일화 된 형태에서 탈피해 다양하게 변화되었다. 각자가 겪고 있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서 각기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거의 모든 면에서 다원주의 사회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blue moment#1, digital c-print & installation, 150x150cm, 2014


김정언은 2002년에 첫 번째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때 전시한 “by Myself” 시리즈는 자신을 중심으로 가족,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셀프포츄레이트와 주변인들을 촬영한 사진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탐구하고 표현한 작업을 한 것이다.

역사에 등재되어 있는 수많은 예술가들은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해나갔다. 또한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들도 상당수가 셀프포츄레이트를 남겼다. 작가도 자신을 탐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정체성 혹은 세계관을 드러냈다.


이번에 12년 만에 발표한 ‘반짝반짝 모멘트’시리즈도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결과물이다. 이전에 전시한 “by Myself”는 하프사이즈 카메라와 흑백필름을 사용한 작품이다. 그와는 다르게 이번엔 컬러이미지이다. 또한 단일매체만 사용하지 않고 수공예적인 과정을 거친 설치물을 이용하기도 하고 혼합매체적인 표현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보여주는 방식도 스케일이 확장되고 멀티플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면에 사진인화물만 걸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신인 스팽글조각도 함께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또한 자신의 삶의 공간을 전시장으로 옮겨와서 재구성해 보여준다. 영상도 함께 전시했다. 작가는 상업사진가, 사진교육자, 예술사진가, 평범한 일상인 등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자신의 일상을 믹스드 미디어적인 표현방식을 선택해서 보여준다. 연극적인 기법으로 자신의 분신과 스스로를 연출해서 촬영한 이후에 디지털프로그램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수공예적인 설치물, 연극적인 연출, 사진촬영, 컴퓨터 선상에서의 이미지 재구성, 전시장내부에서의 설치 등 다양한 표현방식과 과정을 거치면서 전시작품이 완성 된 것이다. 전시장에는 침대, 테이블, 싱크대 등이 설치되어 있고 벽면에 걸려 있는 사진에는 작가의 소소한 일상이 재현되어 있다.


전시되어 있는 사진과 전시장의 설치물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다양하면서도 역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의 삶을 엿 볼 수 있다. 작가는 설치물과 사진이미지를 만들면서 원색을 많이 사용했다. 또한 화면구성과 배색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감각적이다. 전시제목 그대로 ‘반짝반짝 모멘트’다,‘ 최종적으로 보여주는 방식과 작품설치도 전시공간과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관객들의 시선을 머물게 하는 기氣가 느껴진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라고 칭할 수 있는 샌디 스코글런드 Sandy Skoglund, 1946~ 의 구성사진이 연상되기도 한다.



green moment#1, digital c-print & installation, 150x150cm, 2014


작가는 꼼꼼하고 세밀하게 작품을 제작한다.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또한 남들보다 좀 더 많이 자신과 자신의 삶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자기애가 유독 강하다. 첫 번째 전시작품에서도 그러한 작가의 성향이 강하게 반영되었고, 이번에 발표한 작품에서도 그것이 잘 드러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삶을 충실하면서도 정직하게 살고 있다. 그래서 작품에서도 과장되지 않고 솔직하게 작가 자신이 드러나고 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가 스스로의 조형언어를 구축한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고 유통되고 있는 모든 예술작품은 예술가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투영한다. 하지만 그것과 다르게 자연스럽지도 육화肉化되지 못한 결과물도 많이 있다. 진정성이 결여된 것이다. 작가의 작품은 그러한 층위에서 존재하는 작품과는 차별화되어 있는 진정한 의미의 예술작품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첫 개인전과의 시간적인 간격이 너무 길어진 점이다. 그 기간 동안 한국의 문화예술지형은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물론 그동안 전혀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의 단체전에서 일관된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단체전과 개인전은 구조적으로 많은 차이점이 있고 의미도 많이 다르다. 작가의 이번 전시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발생하려면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한 가지 더 첨언한다면 동시대 예술가들은 개별적으로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유지한다. 또한 삶과 예술이 동일한 무게선상에서 존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가 김정언의 삶이 풍요롭게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또 다른 전시를 조만간 볼 수 있기를 기다린다. 너무 늦지 않기를...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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